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694226?sid=104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시의 대형유통체인 타깃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가로 10m 높이 2m 정도의 분유 진열대 전체가 거의 텅 비어 있다시피 했다. 줄지어 늘어선 안내문에는 “업계 전체적인 분유 부족으로 일부 분유는 생산되지 않고 있다”고 적혔다. 매장 직원에게 창고에 재고 없느냐고 묻자 “보이는 물건이 전부”라면서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주문하면 1주일 뒤에는 분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글로벌 공급난과 분유 업체 애보트의 리콜 사태로 세계 초강대국 미국에서 벌어진 분유대란이 점입가경이다. 미국 50개 주(州) 중 절반 이상이 분유 구매에 애를 먹고 있다. 분유 품절 비율이 40% 이상인 곳은 코네티컷, 델라웨어, 몬태나, 뉴저지, 로드아일랜드, 텍사스, 워싱턴 7개 주이고, 30~40%인 곳은 20개주에 달한다.
분유 대란은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하는 속에서 대형 분유 업체의 제품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본격화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사에서 분유 제조사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세균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애보트의 3개 브랜드(시밀락·앨리멘텀·엘러케어)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국 유통업체들은 분유대란에 고객당 구매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CVS와 또 다른 약국체인 월그린은 온·오프라인에서 한 번에 3통 이상 구매하지 못하게 했고, 타깃은 온라인 구매 시 한 번에 최대 4통만 살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분유가 동나자 부모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품 입고 소식을 공유하는 부모들 모임도 생겨났다. “애리조나주에서 시밀락 분유를 찾는다. 제발 도와달라”는 긴급한 글도 올라온다.
미국의 저소득층 여성과 영유아를 지원하는 단체인 전미여성영아어린이(IWC)협회 브라이언 디트마이어 공공정책 책임자는 “우리는 매일 화나고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부모들의 소식을 듣는다”며 “심지어는 아이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소식도 들려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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